제주꿈새미
대지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회천동
용도 교육연구시설
대지면적 10,393㎡
연면적 2,994㎡
규모 지하 1층 /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총괄 및 건축 건축사사무소 도시제주
인테리어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
놀이공간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
조경 아라조경
설계의도구현 건축사사무소 도시제주
시공 청솔종합건설(주)
사진 최용준
기간 2020. 11 ~ 2025. 3
회천분교의 기억, 숲의 미래
제주유아교육진흥원 회천분원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뛰놀며, 이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1963년 개교 후 1995년 폐교에 이르기까지 회천분교의 터로 사용되다가 폐교 이후 마을 주민들의 쉼터와 캠핑장 등으로 활용되었다. 2019년에 회천분교의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유아 체험 시설로의 전환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이 공간은 회천분교가 지닌 장소의 기억을 간직한 채 숲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법으로 제주의 자연을 품은 놀이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제주꿈새미는 아이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놀이를 통해 성장하는 배움터가 되길 기대한다.
자연을 존중한 놀이 공간
팽나무와 은행나무 등이 어우러진 울창한 숲은 회천분교 옛 터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설계의 시작은 이 숲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그 속에 잠재된 자연 놀이 공간의 전환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에서 시작하였다. 대지 북동쪽은 숲을 활용하여 흙놀이와 둥지놀이가 중심이 되는 숲놀이터로, 남쪽은 모래놀이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자연놀이터로 계획하였다. 모래놀이, 물놀이, 흙놀이, 그물놀이, 소리놀이 등 각각의 놀이 요소들은 자연적 특성에 맞게 배치되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다. 특히, 자연놀이터는 지형의 높낮이를 섬세하게 조절한 절성토 과정을 통해 다양한 레벨을 형성하여 입체적인 놀이 풍경이 된다.
감각의 확장: 연속된 풍경
제주꿈새미의 놀이 공간은 유아의 자발적 활동에 중심을 두고 숲놀이터와 자연놀이터, 그리고 실내 공간인 책팡·놀팡·쉼팡으로 구성된다. 평소에는 숲놀이터와 자연놀이터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야외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책팡·놀팡에서 실내 놀이를 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설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기존 숲과 건축물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가였다. 건축은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자연을 존중하고 배경이 되기를 자처하며 아이들이 누릴 감각적 경험에 집중하였다. 흔히 유아시설에서 보여지는 장식적인 연출을 최대한 배제하고, 제주의 동굴에서 영감을 얻은 홀을 시작으로 건축 본연의 힘에 집중했다. 거대한 문이 열리고 닫힘에 따라 공간이 극적으로 분절되고 연결되는 시퀀스는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공간적 경험을 제공한다. 내부 공간은 외부 자연과 시각적, 공간적으로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대지가 지닌 자연의 흐름이 내부 공간까지 이어져 하나의 연속된 공간처럼 느껴지도록 설계하였다.
외부 공간은 제주의 자연을 담아내기 위해 건물을 드러내기 보다 건축적 매스를 단순화하여 주변 경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였다. 제주의 오름에서 보여지는 부드러운 선은 대지 위에서 건물과 연계된 언덕과 빗물정원으로 형상화된다. 조경 계획은 회천분교의 먼나무, 베롱나무 등 기존 식생을 이식하여 장소의 역사를 잇고, 제주의 낙엽수와 다년생 초화류를 새롭게 식재했다. 이를 통해 내부 공간까지 깊숙이 스며든 자연의 흐름은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하나의 연속된 풍경을 완성한다.
자연과 놀이, 건축이 하나 되는 풍경
가만히 누워 하늘과 구름의 움직임을 바라 보는 일, 바람의 결을 따라 전해지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 흙의 감촉을 느끼며 만지고 밟아보는 일... 어쩌면 당연한 이런 경험들이 어느덧 우리 일상에서 낯선 풍경이 되어 버린 것은 비단 어린이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당연한 감각들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곳, 이 곳 제주에 위치한 제주꿈새미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아이들이 이 공간에서 어떤 시간을 보낼 것인가 그리고 이 시간이 아이들의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현재 도시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점점 자연과는 거리가 먼 방식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제공하는 놀이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과 아이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조응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는 물리적 공간 설계의 단계를 넘어, 자연과 아이가 관계를 맺는‘놀이’를 설계했다. 자연의 품으로 깊숙이 들어가 그 속에서 배우고 느끼는 경험, 그 행복한 감각의 기억들이 아이들의 성장에 단단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